한여름의 자작나무

2014. 9. 12. 02:08카테고리 없음

리처드 2008.12.08 16:15:48 | 조회 : 2209

 

 

 

 

 

           

 

 

 

 

 

 

 

 

 

 

 

 

 

 

 

 

 

 

 

 

 

 

 

 

 

 

 

 

 

 

 

 

 

 

 

 

 

 

 

 

 

 

 

 

 

 

 

 

 

 

 

 

 

 

 

 

 

 

 

 

 

 

 

 

 

 

 

 

 

 

 

 

 

 

 

 

 

 

 

 

 

 

 

  한여름 자작나무 아래서


  서울의 딸아이 집 아파트 단지
  북한산 자락
  길음 뉴 타운에는
  세상에서 제일 이쁜
  소연이가 살고있습니다.
  소연이가 누구이냐고요?
  아직 어린이집을 몇년째 오가는
  딸아이의 딸 미운 오리새끼가 한마리
  있답니다. 제 어미를 닮아서 고집이 불통이라
  오늘은 ㄷ자 놀이터에 강제로 끌려갔습니다.
  한여름 낮 무더위에 땀을 질질 흘리면서
  그네를 밀어주고 그네가 움지기는 동안
  "할아버지 노래해!" 명령이 떨어지면 어길수없는
  중노동이 시작됩니다.
  미끄럼타기 말타기 터널통과 놀이가 이어지고
  그리고는 덥다면서 바람이 모퉁이에서 돌아나오는
  지하차고 속으로 나를 끌고 간답니다.
  한정없는 시간 숨박꼭질을 하며
  제 아비가 퇴근하여 배트민튼 채를 가지고
  골프공과 퍼팅도구를 가지고
  기차놀이 자동신호와 출발선을 만들고
  다리를 놓을때까지
  참으로 오랫동안 사역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고개들어 위를 바라보니
  왠 자작나무가 하늘에 걸려있네요
  그게 자작나무라는 건
  써 붙여놓은 팻말이 있어서 였지요
  어릴땐 이런 비슷한 나무를 많이도 보았을 텐데
  껍질이 희다하여 백양나무라고 부르지 않았나 싶어요
  이제 그 이름이 자작나무라니
  시베리아도 아니고 유타의 팀파노거스도 아닌데
  서울의 아파트 단지 어린이 놀이터에서
  자작나무를 만나다니
  누가 쓴 [자작나무 연가]라는 시가 생각났읍니다.




 

 


 

An Ode to White Birch



  자작나무 연가

  물에 젖은 채로도 불에 넣으면
  '자작자작'하며 타들어 간다는 자작나무.
  하얀 수피가 너무나 아름다워 옛날 우리
  조상들이 무척 귀하게 여겼지만,
  워낙 추운 곳에서만 자라는 탓에
  남한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다.

  (닥터지바고)의 눈부신 설경을
  기억하는 사람은 자작나무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눈이 시릴 만큼 하얗게 펼쳐진
  설원 위에 하얀 수피를 입고
  하늘로 곧게 뻗은 자작나무 숲을.

  예로부터 내려오는
  자작나무에 관한 전설 하나.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를 조심스럽게 벗겨
  수피 그 위에 때묻지 않은 연정의
  편지를 써서 보내면 사랑이 이루어진단다.
  이루지 못한 사랑일수록
  자작나무로 만든 편지가 힘을 발휘한다나.


  - 우종영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중에서


 

 

 

 

 

 

Hillside Birches / Emile A Ralph



Birches    
by Robert Frost  


When I see birches bend to left and right
Across the lines of straighter darker trees,
I like to think some boy's been swinging them.
But swinging doesn't bend them down to stay
As ice-storms do.  Often you must have seen them
Loaded with ice a sunny winter morning
After a rain.  They click upon themselves
As the breeze rises, and turn many-colored
As the stir cracks and crazes their enamel.

검푸른 나무 꿋꿋한 줄기 사이로 자작나무가
좌우로 휘늘어져 있는 걸 보면
나는 어느 아이가 그걸 흔들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렇게 흔들어서는
눈보라가 그렇게 하듯 나무들을 아주 휘어져 있게는 못한다.
비가 온 뒤 개인 겨울날 아침
나뭇가지에 얼음이 잔뜩 쌓여 있는 걸 본 일이 있을 것이다.
바람이 불면 흔들려 딸그락거리고
그 얼음 에나멜이 갈라지고 금이 가면서
오색 찬란하게 빛난다.


Soon the sun's warmth makes them shed crystal shells
Shattering and avalanching on the snow-crust--
Such heaps of broken glass to sweep away
You'd think the inner dome of heaven had fallen.
They are dragged to the withered bracken by the load,
And they seem not to break; though once they are bowed
So low for long, they never right themselves:

어느새 따뜻한 햇빛은 그것들을 녹여
굳어진 눈 위에 수정 비늘처럼 쏟아져 내리게 한다.
그 부서진 유리 더미를 쓸어 치운다면
당신은 하늘의 천정이 허물어져 내렸다고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나무들은 얼음 무게에 못 이겨 말라 붙은 고사리에 끝이 닿도록 휘어지지만,
부러지지는 않을 것 같다. 비록
한 번 휜 채 오래 있으면
다시 꼿꼿이 서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You may see their trunks arching in the woods
Years afterwards, trailing their leaves on the ground
Like girls on hands and knees that throw their hair
Before them over their heads to dry in the sun.
But I was going to say when Truth broke in
With all her matter-of-fact about the ice-storm
I should prefer to have some boy bend them
As he went out and in to fetch the cows--

그리하여 세월이 지나면
머리 감은 아가씨가 햇빛에 머리를 말리려고
무릎 꿇고 엎드려 머리를 풀어 던지듯
잎을 땅에 끌며 허리를 굽히고 있는
나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얼음 사태가 나무를 휘게 했다는 사실로
나는 진실을 말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나는 소를 데리러 나왔던 아이가
나무들을 휘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진다.


Some boy too far from town to learn baseball,
Whose only play was what he found himself,
Summer or winter, and could play alone.
One by one he subdued his father's trees
By riding them down over and over again
Until he took the stiffness out of them,
And not one but hung limp, not one was left
For him to conquer.

시골 구석에 살기 때문에 야구도 못 배우고
스스로 만들어낸 장난을 할 뿐이며
여름이나 겨울이나 혼자 노는 어떤 소년.
아버지가 키우는 나무들 하나씩 타고 오르며
가지가 다 휠 때까지
나무들이 모두 축 늘어질 때까지
되풀이 오르내리며 정복하는 소년.


He learned all there was
To learn about not launching out too soon
And so not carrying the tree away
Clear to the ground.  He always kept his poise
To the top branches, climbing carefully
With the same pains you use to fill a cup
Up to the brim, and even above the brim.
Then he flung outward, feet first, with a swish,
Kicking his way down through the air to the ground.

그리하여 그는 나무에 성급히 기어오르지 않는 법을
그래서 나무를 뿌리채 뽑지 않는 법을 배웠을 것이다.
그는 언제나 나무 꼭대기로 기어오를 자세를 취하고
우리가 잔을 찰찰 넘치게 채울 때 그렇듯
조심스럽게 기어오른다.
그리고는 몸을 날려, 발이 먼저 닿도록 하면서,
휙하고 바람을 가르며 땅으로 뛰어내린다.


So was I once myself a swinger of birches.
And so I dream of going back to be.
It's when I'm weary of considerations,
And life is too much like a pathless wood
Where your face burns and tickles with the cobwebs
Broken across it, and one eye is weeping
From a twig's having lashed across it open.
I'd like to get away from earth awhile
And then come back to it and begin over.

나도 한 때는 그렇게 자작나무를 휘어잡는 소년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걱정이 많아지고
인생이 정말 길 없는 숲 같아서
얼굴이 거미줄에 걸려 얼얼하고 근지러울 때
그리고 작은 가지가 눈을 때려
한 쪽 눈에서 눈물이 날 때면
더욱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이 세상을 잠시 떠났다가
다시 와서 새 출발을 하고 싶어진다.


May no fate willfully misunderstand me
And half grant what I wish and snatch me away
Not to return.  Earth's the right place for love:
I don't know where it's likely to go better.
I'd like to go by climbing a birch tree,
And climb black branches up a snow-white trunk
Toward heaven, till the tree could bear no more,
But dipped its top and set me down again.
That would be good both going and coming back.
One could do worse than be a swinger of birches.

그렇다고 운명의 신이 고의로 오해하여
내 소망을 반만 들어주면서 나를
이 세상에 돌아오지 못하게 아주 데려가 버리지는 않겠지.
세상은 사랑하기에 알맞은 곳:
이 세상보다 더 나은 곳이 어디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나는 자작나무 타듯 살아가고 싶다.
하늘을 향해, 설백(雪白)의 줄기를 타고 검은 가지에 올라
나무가 더 견디지 못할 만큼 높이 올라갔다가
가지 끝을 늘어뜨려 다시 땅위에 내려오듯 살고 싶다.
가는 것도 돌아오는 것도 좋은 일이다.
자작나무 흔드는 이보다 훨씬 못하게 살 수도 있으니까.



어느 분이 이렇게 요약하여 해설을 붙였군요



Birches / 자작나무


Life is too much like a pathless wood
인생은 꼭 길 없는 숲 같아서

Where your face burns
거미줄에 얼굴이 스쳐

and tickles with the cobwebs
간지럽고 따갑고,

Broken across it, and one eye is weeping
한 눈은 가지에 부딪혀

From a twig’s having lashed it open,
눈물이 나기도 한다.

I’d like to get away from earth a while
그러면 잠시 지상을 떠났다가

And then come back to it and begin over
돌아와 다시 새 출발을 하고 싶다.

Earth’s the right place for love:
세상은 사랑하기 딱 좋은 곳

I don’t know where it’s likely to go better.(부분)
여기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36>오늘은 나머지 삶의 첫날


장영희 서강대교수·영문학

  
인생은 길 없는 숲이고, 길을 찾아 숲 속을 헤매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입니다.
나무를 헤치며 가다 보면 때로는 얼굴에 거미줄이 걸리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눈이 찔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에 떠났다
돌아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시 중간에 시인은 말합니다.
“운명이 내 말을 일부러 오해하여/ 내 소원의 반만 들어주어
날 아주 데려가 돌아오지 못하게 하지 않기를….”
잠시 떠나고 싶지만 영원히 떠나고 싶지는 않은 곳이 바로 이 세상입니다.
어차피 운명은 믿을 만한 게 못 되고 인생은 두 번 살 수 없는 것,
오늘이 나머지 내 인생의 첫날이라는 감격과 열정으로 사는 수밖에요.




* * *


 

 

 

          선율

그 신기한 폭포를 배경으로 렌즈에 포착 되었던
귀여운 외손녀로군요.

그네도 못타는 선율이는 소녀의 그네 타는 모습을
바라만 보아도 지금 멀미가 일어날 듯 합니다.^^

"미운 오리새끼"....
"지애미를 닮아서 고집불통"....
(이 대목을 따님께서도 보게되면 어쩌시려구?~ㅎㅎ)

놀이터에 강제로 끌려가시어 노래하는 중노동으로
오랜 사역을 하시고 한없는 시간을 숨바꼭질도.....^^

무엇이든 요구하는대로 들어주신 외할아버지와의
그 시간들은 먼 훗날에도 외손녀의 마음에
잊혀지지 않는 그리움으로 자리 해 있을것입니다.

리처드님께도 여름날의 추억으로
귀하고 곱게 간직 되어지겠지요.

친근한 단어들로 재미나게 구사하신
외손녀와 함께 하셨던 이야기가 흥미로워
미소가 머금어지면서 마음에 쏘~옥 들어 옵니다.^^
(너무 좋았어요~오~ㅎ)

이 밤도 밝고 귀여운 손녀를 떠올리시며 평안한 밤 되셔요.
2008.12.08  (20:52:59) 



강자옥

자작나무가 불에 탈 때 '자작 자작' 하는데서 붙여진 이름이군요.

제주 이호 해수욕장 근처 바다에 주먹만한 정도의 동그란 돌들로 이루어진 해안이 있습니다.
화산섬인 제주 해안은 주로 검고 울퉁불퉁, 날카로운, 바위들로 옥빛 물결과 기막힌 조화을 이루지요.

그런데 그 둥근 돌로 된 해안의 이름이 '알작지'입니다.
왜냐하면....들은 이야기....물이 들고 날 때마다 들리는 소리가
'알작 알작' 그런다는거예요. 그래서 '알작지'라고...
저는 아직 들어보지 않았어요.
다음엔 사진으로 찍어 오지요. 소리는 못 찍을 것 같고....

리처드님.
손녀와 자작나무 잘 보았습니다.

선율님도 반갑습니다. 은혜로운 12월 되시기 바랍니다.
2008.12.08 (21:50:23) 
윤복순
리처드님 소연이 너무 예쁘고 귀여워요
얼마나 예쁘실까

음악 잘 듣고 갑니다
2008.12.09 (15:23:58) 
이 용 욱
안녕 하세요 리처드님!
님의 사랑스런 외손녀의 익살 스러운
모습을 담았군요
너무 오랜만에 리처드님을
찾아 뵈었어요
앞으로 자주 찾아 올께요
대전엔 언제 오실런지,,
기다림을 즐기는 도울이~
2008.12.09 (15:50:30) 
리처드
선율님,

저의 소연이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그 전해 여름휴가 가족사진을 여행기에 올렸다가
딸아이 둘에게 얼마나 혼이 났던지
이제 다른 어떤 사진도 갸들에겐 절대 비밀입니다.
정이 듬뿍 담긴 덕담을 무얼로 갚아야 할지
님의 말씀처럼 되고저 노력하겠습니다.
성탄절 기념 뮤지컬 공연때 꼭 초청해 주십시요.
리처드가 무엇을 들고갈지는 아직 비밀입니다. ^ ^*
2008.12.11 (19:08:34) 
리처드
강자옥님,

항상 사랑담긴 답글로써 위로와 격려주심을
감사히 여깁니다.
제주 이호 해수욕장 근처 몽돌로 이루어진 해안..
물이 들고 날 때마다 들리는 소리가
'알작 알작' .. 그래서 '알작지'라고 이름지어졌다
참 제미있는 스토리입니다.
충무 앞 어느섬의 몽돌 해수욕장이 생각납니다.
이웃집 가족이 총 출동하여 아이들만 14명이 넘었구요
어른부부 8 쌍이 갔으니 서른명이 넘는 대부대가
하기 휴양캠프를 만들었지요. 민박집앞에 텐트를 치고
배를 전세내어 고기잡이를 나갔었는데
해저에 팔뚝만한 술뱅어와 줄낙씨에 걸려든 뽈라구
저는 아까다이라고하는 참돔을 세마리나 낚아왔지요.
출어 마지막 날에는 고등어 때가 해안에 나타나
열마리씩 걸려들어 소금구이를 하였는데 진미중의
진미였답니다. 먹고남은 한다라이 고기를 동네분에게
주고왔는데 지금은 그처럼 풍부한 자연산 생선을
어디서 구경할수나 있을까 싶습니다.
2008.12.11 (19:37:04) 
리처드
윤복순님,

옛날 이야기입니다. 유복했던 시절의...
내아이가 소연이 만 했던 시절도 있었다니
그땐 대연동이라는 곳에 주택에 살았었는데
이웃집들이 얼마나 사이가 좋았던지 네아이 내아이
구별이 없었답니다.
저의 집앞엔 어린이 놀이터가 있어 어느 때고
아이들 소리 들으며 항상 대문은 활짝 열려있었고
고양이와 개들이 함께 둥지를 틀고
아이들의 숨밖꼭질 장소가 따로 없었지요.
먹거리도 나누면서 한세월 잘 보냈습니다.
한번은 승용차 한대에 아이 일곱 어른 넷이
열한명이 타고 통도사 맞은편 내원사계곡에
다녀온적도 있답니다.
2008.12.11 (20:08:01) 
리처드
도울 이용욱님

용봉산엔 무슨 절이 있나요?
그곳의 빼어난 산세와 절경이 떠오름니다.
대전에 한번 가야할 텐데 하면서 미루고 있습니다.
도울님도 만나고 누이도 만나고
또 한사람의 지인 송경자님도 누이가 사는 대덕단지에
계시다구요. 그곳에서 지척인 아산과 천안에는
우리 여행가족 세분이나 산답니다.
위에 윤복순님과 이서윤님, 김금환님이 계시니
언제 한번 만남을 주선해 봤으면 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여행정보 올려주세요. ^ ^*
2008.12.11 (20:27:16) 
조순영
리처드님.
안녕하신지요.
그나무가 바로 자작나무였군요.
저는 설원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로 생각했었는데,
만물 박사 리처드님 감사합니다.
님의 외손녀 소연이가 아주 깜찍하고 어여쁩니다.
리처드님께서 온 마음 다해 일일이 즐거운 마음으로 시중드실만큼요.
할아버님 닮아 아주 영특할 것 같구요.
할아버님과 대화도 아주 잘 통할 것 같구요.
그만한 때 소연이에게 유익한 얘기 많이 많이 들려주실 것 같아요.
안녕히 계세요.
2008.12.12 (19:17:00) 
리처드
조순영님,

모과나무에 주신 답글 잘 읽었습니다.
둥치에 맺은 모과 하나남아 사랑을 전한다는 이야기에
생명을 전하는 은행목 얘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그저께 화명동에 사는 큰 누님 전화를 받았습니다.
무어 무어 무엇 넣고 다린 약인데 와서 가져가라 구요
그 다음날 저녁이 되어서야 전철타고 가겠다니
무거우니까 오늘은 늦었고 내일은 언양에서 동창친구 모임이 있으니까
아침 일찍 와서 얼굴도 한번 보고 차로 오라네요.
잘됐다. 하던 작업도 있고. 낼 일찍 가야지. 누님이 차려주는 아침상도 받고
생각했는데.. 너무 늦게 자버려서 아침에 눈을 뜨니 날이 훤히 밝았고
아홉시가 지났어요. 전화를 드렸드니 곧 출발할거라면서 삼일 후에나 온다고..
약고구마를 조금 싸 놓았는데 마르면 안되니까 새형님 집에 계실때
가져가는게 좋겠다면서. 은행도 좀 먹어볼래? 그럼 챙겨놓을께.
눈꼽도 때지않고 차에 시동을 걸어 출발하였지요. Rush & Rush,
최대한 속도를 내어서.. 조금씩 지채되는 차량들을 해집고
누님께 드릴것도 있는데 어쩌면 출발전에 만나지 않을까
예상외로 빨리 도착하여 대천교 건너 리버빌 누님댁 11층으로 올라갔습니다.
10 분전에 전철역으로 나갔다면서 다리가 불편하여 그리 멀지않은 거리에
세번씩이나 쉬어가야 했다는 말을 듣자 가슴이 찡했습니다.
추가로 챙겨주신 은행을 보니 알맹이가 작아. 그때 그 슈퍼은행이 아니고
재래종 은행이냐고 물었드니, - 새형님 하시는 말씀.
"그 나무가 맞는데 지난여름 너무 가물어 거의 말라죽어 간다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말라죽은 나무에서는 이렇게 열매가
많이 달렸는데 그늘져 습한곳에 나무는 살았어도 열매가 없더라고.."
눈물이 났습니다.
죽어가면서도 자신의 분신을 지키고 살아남기를 원했던 나무의 고난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 당신이 살아야 나도 산다."

우리는 모두 서로의 분신입니다.
서로에게 생명의 버팀이 되어주는 나무의 계절
'주님 오실날' 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옛날 LP 판에서 찌걱거리는 바늘소리와 함께
사랑하는 사람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낸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노래가 들려옵니다
순영님, 오늘도 승리하는 삶 살며 건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리처드 _()_
2008.12.13 (12:42:25) 
조순영
리처드님! 큰 누님이 계시면 작은 누님도 계시겠네요.
리처드님은 어쩐지 막내 같은 느낌이 들었었지요.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누님께서 생각해 주시고 챙겨주니니 얼마나 좋으세요?
누나가 생각하는 남동생에겐 사랑이 그냥 통째로 흘러가니까요.
누님이 보시기에 야윈 동생이 얼마나 안쓰럽고 측은해보일까요.
누님 계실 때 사랑 많이 나누시기 바랍니다.
혈육이 가신다면 누가 그리 살뜰히 챙겨주시겠어요.
내리 사랑이라 자식이라고 해도 나누는 사랑은 다를겁니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
남도 살아야 나도 건재할 수 있는 것.
'당신이 살아야 나도 산다'는 리처드님의 말씀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그런데 새상은 그 사람만 없으면 자기가 잘 살 것 같이 했다가 동반 추락하는 걸 많이 보아왔습니다.
답답한 건 사람들이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저는 맏이라 위에 형제분을 가진 분들이 많이 부러워요.
더군다나 윗분이 있어 챙겨주는 분들이요.
그래서 사람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살아야하는 나약한 존재가 아닌가 싶어요.

마른 은행나무에 은행이 달리나
습기가 많은 나무에는 열매가 맺지 못한다는 건 우리가 쉽게 잊고 사는 진리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기에 과유불급이라 하지 않았던가요.
생각을 할 수 있는 글을 주셔서 리처드님께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008.12.14 (15:43:29) 
리처드
조순영님

큰누님은 열살 위
작은누님 여섯살 위입니다
그래도 장남이지요
밑으로 둘이 더 있으니까요
터울은 더 아래이지요

" 당신이 살아야 나도 산다."
저의 아내가 한 말입니다.
2008.12.14 (22:40:59) 
리처드
약고구마 스토리

누님은 여러해동안 악성 안질로 고생하였습니다.
눈의 각막이 아니라 막막에 생긴 황사반점으로
실명에 가까운 지경에서 겨우 회복되어
조금씩 앞을 보며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세상에도 없는 희귀한 안질.
대학병원 안과에서 망막 전문교수 ..
환자는 밀려있고 병실은 없고
환자 대기실에서 무작정 기다린다는 전화를 받고 곧 달려갈까 하다가
마침 비뇨기과에 제자의사가 있어 우선 전화를 냈더니 염려마세요
잘 아는 안과친구가 있다면서 곧 가보겠다고
그리고 얼마안있어 30 분내 진료하도록 한다는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친구의사는 각막전문 교수이고
누님의 안질과는 해당사항이 없었습니다.
래저 광선치료는 전단계이고 안구에 주사를 맞는데
한번 병원에 가는데 100 여 만원을 준비해 간다니 치료비도 만만치 않지요.
눈이 빠져라 아프고 주사를 맞는 날은 3 일간 햇빛을 보면 안된다고 하여
선그라스를 끼고 이불을 덮어쓴채 제 차로 집까지 왔었습니다.

약 고구마라니요?

교사직에 있는 생질이 인터넷으로 그 안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답니다.
그 황사반점이라는 안질에 효능이 있다는 약고구마를 찾아
전라도 어딘가에 가서 씨앗을 구해 왔다나요.
철이 지났지만 밭에 씨를 심고 물을 주어서 가꾸었답니다.
싹이 트고 줄기가 제법 자라날 무렵
산돼지가 내려와서 싸악 밭을 다 휘집어 놓았는데
몇개 남은, 약고구마
뿌리가 하늘로 향한 줄기가 다시 땅으로 제 살길을 찾았는지
손가락 굵기만한 약고구마를 생산하였다네요.
오늘 아침엔 그 귀한 약고구마 세개와
경북대 농학교수 생질서가 보낸 무농약 실험재배한 사과 두알로
거뜬하게 아침식사를 해결하였습니다.

'사과와 고구마는 아침에 먹어야 한다.' 제 선배교수의 지론.
'An apple a day keeps the doctors away.
하루에 사과 한개 먹으면 병원에 갈 일이 없다.' 라는 서양속담이지요.
그리고 우리 속말에 아침에 사과는 금이요 오후에는 은,
저녁에 먹는 사과는 납이라 하던가요?
고구마도 마찬가지라 합니다. 장내 염증을 다스린다는 고구마는
소화및 섭취상의 문제가 있어, 하루 세끼식사와 마찬가지로..
아침엔 100% 오후엔 50% 저녁엔 20% 소화 섭취가 된다고 보면 옳을 것이라나요.
그리고 껍질에 영양이 다 모여있으니 둘다 껍질채로 먹는 거랍니다.
2008.12.14 (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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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도라지(7년생), 대추, 생강, 밤, + (?)
2008.12.15 (12: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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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 7년생 도라지 1년간 냉동시킨것 * 대추 + 생강 + 밤 + 은행
여섯가지중 호박이 주원료라 합니다. 하루 두번 복용
잊어버릴까 적어봅니다.
2008.12.15 (12:09:36) 
조순영
리처드님!
이 추운 한겨울에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와 정성이 제 가슴까지 훈훈하게 해줍니다.
가족분들의 크신 사랑에 감동입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해도 우리가 마음을 합해 사랑을 나눈다면 모든 일은 쉽게 풀리리라는 것을 그끼게 하는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큰 누님께서 앓고 계신 악성 안질 치유과정에 어려움이 많으시겠어요.

그러고보면 우리 모두가 하루 하루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아침을 맞아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도, 그리고 감사해야 할 일인지도 알겠구요.

약고구마와 무농약으로 재배한 사과이야기도 매우 유익했구요.
하루속히 전국민에게 보급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호박과 7년생 도라지 1년간 냉동시킨 것, 대추, 생강,밤, 은행은 즙을 낸 것인지요?
그리고 그 식품이 어떻게 몸에 유익한지도 궁금합니다.
한가지 더 여쭙고 싶은 건 고혈압을 고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혹 가르쳐 주실 수 있는지요.
리처드님. 죄송합니다.
2008.12.18 (15:50:39) 
리처드
조순영님

새해를 맞아 더욱 건강하시기를 빌며 몇자 올립니다.


건강하게 나이 먹는 최선의 방법 - 2008/12/25


은퇴 후 평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 노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 "죽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병에 걸리거나 몸이 약해지는 것은 두렵다."

심장마비, 뇌졸중, 치매, 골다공증, 우울증, 암 등 노년기를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들은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실제 발병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장수에 관한 책을 저술한 브래들리 윌콕스 박사는 일본 오키나와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미국 노인들에 비해 100세 이상 장수하는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이나 암에 걸리는 비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저지방식이, 운동, 스트레스 해소, 명상 등의 요인이 두 나라 노인들의 건강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윌콕스 박사는 식이요법, 운동과 함께 심리적, 사회적 요인 역시 장수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들 *

꾸준한 운동

하루 30분씩 주 3~4회 이상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주일에 1시간만 걸어도 아예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심장병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균형잡힌 식사, 적정 체중 유지

적은 양을 자주 섭취하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할 것.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 플라보노이드를 함유한 과일을 많이 먹으면 암과 심장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율이 낮아지므로 음식 섭취량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사회 활동

봉사 활동이건, 취미 생활이건 다른 이들과 어울려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정도는 만들어 두자. 대화를 나눌 친구를 사귀고, 매일 웃을 일을 만들고, 손 잡을 사람을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

명상

매일 조용히 앉아 심호흡을 하는 시간을 갖자. 잡념을 버리고 호흡에만 정신을 집중한 상태로 10분을 유지한다. 익숙해지면 조금씩 명상 시간을 늘리거나 다른 이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 것도 좋다.

스트레스 조절

약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생활의 긴장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장기간의 과도한 스트레스는 건강과 장수를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을 갖자.

이밖에도 금연, 알코올 섭취 조절, 정기적인 건강 검진 등을 염두에 두도록 하자. 특히 딱 하루만 흡연을 중단해도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확연히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출처: Aging well- Dr. Ray Baker, MD in association with the MediResource Clinical
Team
2008.12.30 (22: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