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J With Love
지리산 성제봉 철죽 Orange-pink Azaleas
어제는 지리산 바운다리에 속하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 소재 성제봉(1.115)에 올랐다. 8:00AM 황금산산우회에서 마련한 전세버스에 탑승 10:30AM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지리산 자락 한산사에 도착.. 잘 다듬어진 등산로를 따라 일체를 지우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일행과 함께 등반을 시작했다. 옛 고소성을 엄청나게 복원하여 수천년이 지나도 그 모습이 바뀌지 않을만큼 견고해 보인다. 처지면 힘들겠다 싶어 선두그룹에 바싹 따라붙었으나 구비 구비마다 빼어난 경관을 놓치기 싫어 한참 처졌다가 다시 따라붙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선두와 후미 한가운데에 위치하게 되어 나홀로 산행이라.. 온몸을 풀면서, 명상하면서 " 야 아호 I love you Bathsheba.. Wait for me a moment Angela.. Richard will soon come along with you.." 라고 외치면서 점 점 점 일자(一者)는 다자(多者)와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상실의 허무감도 실연의 끝없는 나락마저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모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라고 누가 말했었지.. I'm happiest when I'm in the mountains.. 산에서는 혼자 있어도 행복하다. 들뫼처럼.. 이 글을 쓰는순간 왜 담배생각이 날까.. 그녀를 만난후 부터 꽃에 물을주는 정성으로 담배를 끊기 시작했었지.. 그녀를 만날려면 적어도 일주일 전 부터 금연을 해야했으니 오죽한가
통천문(585) 신선봉(610) 신선대(870)를 지나며 중간 중간 기암괴석을 이어주는 철사다리를 타고 계속 오르니 봉과 봉사이에 매달아 놓은 구름다리가 나타난다. 그야말로 구름속을 걷듯.. 절경의 연속이라 " 야 아호.. I love you Bathsheba.. Wait for me a moment Angela.. Richard will soon come along with you.." 저절로 탄성이 터져나온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 Hello I love you! " 라고 화답한다. 다시 또 철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기를 여러차례.. 이번에는 철판 구름다리가 나온다. 그위에 올라 위를 바라보니 성제봉 가는 봉우리 전면이 붉은철쭉으로 수를놓아 절경 중 으뜸이라 It took my breath away.. 안가본 금강산보다 훨씬 낫다 Far better than Mt. Gumgang Diamond..!
다리 건너 펑퍼짐한 장소에서 전체가 붉은 진달래 산봉을 올려다보며 일행과 함께 점심식사를 간단히 하고 다시 올랐다. 나혼자다. 나머지는 여기서 쉴 사람들이라 서둘러 오르지 않으면 안된다. 키보다 높이자란 철쭉사이로 누구랑 함께 동반하여 오를 사람이 그리웠다. Yahoo~ I love you Bathsheba 를 연속 외치면서 걸음을 재촉.. 하늘엔 행그라이더가 쌍으로 떠서 선회하고 있다. 철쭉 우거진 봉오리를 오르니 전체 시야가 온통 진분홍 철쭉 바다... 여기가 정상이 아니다. 저 건너 봉우리가 성제봉 정상이란다. 가는 길은 정말 숲속의 산책로 랄까.. 한참 산책로를 걸어서 몇구비 가파른 오름끝에 2:20 PM 드디어 성제봉(지도에는 형제봉 1.115. 건너편에 똑같은 봉우리가 하나 더 있어 그것을 동생봉이라 한단다) 정상에 도착 " 聖帝峰" 이라 현각한 비석위에 외람되게도 걸터앉아(삼십대엔 1.915 천왕봉 빗돌에 걸터앉아 좌우에 선후배 악우들과 더불어 기념촬영할 때와 꼭 같은 자세..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보아주는 사람이 없다.) 숨결을 고르면서 휴대폰을 꺼낸다. " 야 아호! I love you Bathsheba.. Wait for me a moment Angela.. Richard will soon come along with you..!!" 그녀에게 천국보다 아름다운 하늘과 바람과 꽃과 나무의 향기를 전할수 있을까?
하산코스는 점심식사 한곳까지 내려와서 왼쪽길로 접어든다. 지도를 보니 강선암을 거쳐 주암을 지나 악양초등학교 까지 길게 이어지는 하산로이다. 마지막 주자라 주위를 살필 겨를이 없지만 폭포처럼 솓아지는 물을 보자 땀젖은 옷이랑 배낭이랑 훨훨 벗어던지고 그냥 뛰어든다. 수압이 엄청나 머리를 싸 안고 어깨 등밪이로 물을 맞는다. 소나기 펀치를 온몸으로 방어하는 자세가 된다. 누가보면 어떻케? 볼 사람도 없지만 이때만은 남자로 태어난게 다행이라 싶다. 배낭속에 마른옷을 꺼내 입으니 기분이 날아갈것 같다.. 아직 햇빛은 사그러들지 않았고 세작 찻잎을 따는 아낙의 손길이 분주하다.
하동 악양면은 전통차 축제가 열리는 차의 고장인 동시에 평사리 최참판댁은 대하드라마 <토지>의 무대와 똑같이 조성되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6:00 PM 출발시간까지 열심히 관람했다. 참판댁보다 주위에 다닥 다닥 붙어있는 초가집들.. 임이네, 홍이네, 칠성이네, 평산댁 등등이 더 정겹다.
버스는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 정차한다. 월요일은 월래 웃고 화요일은 화사하게 웃고 수요일은 수수하게 웃고 목요일은 목청껏 웃고 금요일은 금방 웃고 또 웃고 토요일은 토실토실 웃고 일요일은 일상적으로 웃고.. 우리는 확 웃습니다. 그러고 보니 웃지않을 때가 없군요. 휴게실 화장실에 게시해놓은 글이 하동 원조 재치국처럼 맛있다. 딸려온 반찬은 더 맛있고요.. 확 웃듯이 싸악 다 비워 버렸다..
점 점 점 천상에서 하강하여 밤의 고속도로를 타고 9시 50분경 부산 도착.. 망미동 춘화 꽃집에서 가장 화려한 호접란을 골라 그녀에게 보낸다. 그리고 마음수련원에는 꽃이름이 "에피 댄드롱" 이라는 올해 처음 출시된 상품을 골랐다. 매일 수련원에 가지 못한다. 이제 혼자 수련할수 있어야 하지.. 천자문을 다시 봐야겠다. 집우 집주.. 벌써 우주란 말이 있었잖는가.. 그 담은 해와 달, 별이 나오겠지 日月盈昃 辰宿列張.. 어쩌면 그 이치가 꼭 같은가..!!! 2005년5월14일 Sat 18:43
Love from me, Richard May 18 Thu AM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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