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 후루티가 오지 않는 섬 "

2014. 6. 11. 03:09카테고리 없음


 

 



" 저하늘의 별빛"

 


밤을 세우면 아침이 없고 11 시가 된다
컴을 켠다.
부팅이 될때까지 생수 한컵을 마시고 옥상에 올라가
담배 한개피에 불을 부친다.
점심은 그냥 지나가고 날이 어둑해질 무렵 김밥집에 가서
단무지에 즉석에서 만든 김밥 한줄을 맛있게 먹는다.
그렇다고 내 딸아이가 만드는 고추김밥보다 참치김밥보다 더 맛있는건 아니다.
허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그 담백한 한줄의 단무지 김밥에 만족할수 밖에..
동네 추어탕 집에서 부지런히 추어탕을 사다 아들과 저녁을 함께 했었다.
딸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추어탕을 아들과 둘이서만 먹다보니 맛이 없었다.
일금 일만원 삼계탕을 가끔씩 먹는다. 부산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다고
자랑하는 삼계탕.. 그러나 위가 쫄아들어 한그릇을 다 비우지 못한다.
조방낙지집에 가서 얼큰한 낙지복음에 밥비벼 먹어보지만
교회 담벽에 붙은 간이식당의 순두부백반보다 못한것 같다.
아침 9시에 샬롬 산벗들과 황령산에 올라 처음으로 피톤치드로 유명한
바람고개까지 산복을 걸어가 울창한 편백나무 숲속에서 땀을 말렸다.
봉수대로 가는 사자봉 코스에 접어들자 숲의 어둠은 사라지고
가을 한낮의 따가운 햇빛이 살을 드러내는 완만한 등성이를 올라
사자봉 400 고지를 올랐다. 최하 해발 1.000m 가 넘지 않으면 산이 아니다.
가까운 밀양 언양 바운더리에 있는 가지산, 천황산, 제약산만 하드래도
해발 1.000 은 넘지 않는가. 그러나 도심의 산은 그리 높지 않다.
서울 한복판에 우뚝 선 북한산도 1.000 을 넘지 못하더라에 조금은 실망했으니
황령산 정상이 427 고지라면 어떠랴. 산세가 이만하기도 드물지 않는가.
사자봉은 그래도 아기자기한 칼바위 모습을 하고있어 멀리는 수평선에 닿아있고
가까이는 편백나무 숲이 바다를 이룬다.
이 칼바위 절벽에는 검은 솔개와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고 두마리씩 짝을지어
편백나무 숲위로 선회하는 그림을 바라보면 내 몸이 연처럼 날고싶은 충동을 느낀다.
땀젖은 웃옷을 훌훌 벗어 나무가지에 걸쳐두고, 바지도 걷어내려 누가 보건 말건
햇볕에 끄슬고 숲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한번 툴툴 털어 본다면
그 기분도 역시 보통 아니게 상쾌하다.
그리고는 두 팔을 쫘악 하늘로 펴고 솔개마냥 숲위를 나르는 것이다.
비상飛翔 의 동작으로 내 몸과 마음은 하늘을 나른다
이렇게 숲과 해풍과 억새와 들꽃(바위 틈사리에 제철지난 철쭉도 보았지)과
벗하며 봉수대를 경유하여 숲길로 하산하면 두시가 조금 넘는다.
그 교회 담벽에 붙은 순두부백반집에서 정갈한 밑반찬 고루갖춰 순두부 얼큰하게
밥 한그릇을 비우고 나면 그 이상 보양식은 세상에 없다는 것을 깨닿는다.
그렇다고 아무때나 가서 밥 내놓아라 하면 큰 오산이다.
아침에 갔더니 열한시 지나야 된다고... 저녁무렵 하산하여 문 두드리면
장사 끝났다고.. 아주 편한 백성들이다. 그날에 족할만큼 사고파는 장사라면
나도 한번 해보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
그런데
어제밤엔 소파에서 잠들어 방으로 이동하여 편하게 자고 났더니
새벽에 잠깨어 이생각 저생각끝에 갑자기 시상이 떠올랐다.
김밥 한줄 생각이 날 정도로 시장기가 들었지만 7 시 되어야 문을 연다.
밥솥을 열어보니 며칠 지난 딱딱한 현미밥이 일인분 남아있지만
그리고 상위에 한포기 얻어온 김장 김치.. 기일게 쭈욱 쭈욱 찢어 밥과함께
먹어보면 맛있겠다는 생각도 잠시.. 그만 시상이 달아난다.
제목은 '저하늘의 별빛'
70 년대 가수 "은희"가 부른 노래다.
누군가 노래에 얽힌 사연을 이렇게 말했다.

 

~ 라나에로스포는 1971년 1월에 데뷔앨범을 발표하는데
'오솔길'은 여기 한귀퉁이에 수록되었던 곡입니다. 
창단 멤버인 김은희는 6개월간 작업한 이 앨범이 시중에 나오기도 전에
라나에로스포를 탈퇴하고 '은희'라는 예명으로 솔로가수가 됩니다. 
그리고는 이 노래를 '꽃반지 끼고'라는 제목으로 다시 불러서
소위 대박을 터트리고 대번에 톱가수가 되었지요. 
'오솔길'은 라나에로스포가 취입하기 이전에도
김세환이 밤무대나 방송에서 불러왔던 노래인데
별 반응이 없다가 은희의 상큼한 목소리에 실려서 빛을 보게 되었지요. 
빛을 보는 정도가 아니라 당시에는 아주 폭발적이었죠.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는 한민과 같이 부른 이 듀엣곡을 더 좋아합니다. 
당시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한민의 목소리도 지금 들으니
감미롭기도 하고..썩 괜찮게 들립니다. ~ 라고.. 

 

 

* https://youtu.be/4HihGHkRLk0

 


생각난다, 그 오솔길
그대가 만들어 준 꽃반지끼고
다정히 손잡고 거닐던 오솔길이
이제는 가버린 아름다운 추억

생각난다, 그 바닷가
그대와 둘이서 쌓던 모래성
파도가 밀리던 그 바닷가도
이제는 가버린 아름다운 추억

* 정녕 떠나버린 당신이지만
그래도 잊을 수 없어요
여기 당신이 준 꽃반지를 끼고
당신을 생각하며 오솔길을 걷습니다 *

그대가 만들어 준 그 꽃반지
외로운 밤이면 품에 안고서
눈물을 흘리네, 그대가 보고싶어
그대는 머나먼 밤하늘에 저 별
음~~~~저 별


 

그러나 나 개인적으로는 은희의 솔로앨범이 좋다.
그 청아한 목소리와 흑백 TV 에 처음 등장하였던
은희의 청초한 모습도 나의 첫사랑 모습 그대로이다.
가을님의 첫 글을 보고 누군가는 1 빠 라고 하던가
옛 추억을 공유한다는 건 첫사랑 만큼이나 가슴 설레인다.

은희 노래모음

https://youtu.be/pfaXi9kSVHU

https://youtu.be/z8G7GiNxT3U


01. 이별이라 하지마오  02. 쌍뚜아마미  03. 학창시절  04. 연가 

05. 사랑해 당신을 06. 등대지기  07. 물 망 초 08. 축제의 노래 

09. 에델바이스 10. 하얀 모래위의 발자욱  11. 오솔길(꽃반지 끼고) 

12. 회상  13 사랑의 기쁨  14. 마 리 아  15. 꿈길  16. 고향생각
17. 그 리 움   18. 꿈은 사라지고   19. 진실한 사랑

 

 

 

내 첫사랑의 노래가 은희의 "오솔길"(꽃반지 끼고) 이다.
결혼후 몇달 봉급을 저축하고도 모자라 아버님께 손을 벌려
부산 삼촌과 함께 광복동 남포동을 해매며 좋은 전축 하나를 골랐다.
일제 상품 빅터였든가 두개의 스테레오 라우드 스피커가 갖추어지고
두 손으로 바쳐 들만큼 무쭐한 턴테이블 앰프리파이어 복합형이었다.
소리가 얼마나 기가 막히든지 학교 동료직원들이 몰려와
술파티를 벌리고 함께 따라부르며 녹음까지 하였다.
그때만 하여도 대부분의 LP 판은 복사해적판이었고 클래식 가곡 명반은
기차타고 부산와서 지금도 있을까 그 "리빙 레코드사" 를 방문하여
성음라이선스판으로 정경화의 바이올린 명반 시벨리우스교향곡, 도이치그라마폰
카라얀연주의 베이토번, 모짤트, 하이든의 명반을 부지른히 사다 날랐다.
그리고 독일가곡 "겨울 나그네" 이름은 잊었지만 세기의 명가수 테너, 바리톤,
베스, 소프라노가 부른 명반들을 수집하고, 그 뒤 지구래코드 라이선스음반
라틴뮤직과 재즈음반도 나왔었다.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어렵사리 구입한 중고 원반이기도 하다.
폴 몰리악이며 후랑크 포셋의 연주음악도 좋았고 이터리 오페라 가곡도,
80년대 비틀즈, 사이먼 가펑클, ABBA 의 노래도 멋있었다. 

 

*


그녀의 선물, 은희의 첫 음반
라나에로스포가 듀엣으로 부른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당신이 내곁을 떠나간 후에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오
예 예 예 예예예예예예 예예예예예예
예예예예예예 예예예예예예 예예예예~ㅎ
사 랑 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우린 그때부터 이별연습을 했었나 보다.
달콤하고 새콤한 사랑이란 두 글자
행복한 이별을 이 노래속에 묻으며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흘렸었다.
항상 곁에 있어 주었으므로
함께 저 하늘에 별들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속에서 아득히 빛나는
저하늘의 별빛을 바라볼수 있었다.
사랑은 옆에 있어도 그리운 사람이라 했던가

 


 * * *

 

 

1389 저하늘의 별빛 (4) 리처드 2009.10.31 228  
가을이
 은희의 '꽃반지 끼고'를 들으며 여고시절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친구들과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가 이 노래였을거예요.
옛 추억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해주시는 리처드님 고맙습니다.
오늘 모임 행복하세요.^^ 2009.10.31 (11:04:15)  
 
 
신상옥
 리처드님의 여유롭고 자유로운 일상!
정스럽고 차암 좋아 보입니다.

은희의 노래도 참 좋아요
특히 -사랑의 자장가- 였네요 제목은 모른채 혼자 심취해서 부르던 노래!

다시 가사음미 하며 기분껏 불러봅니다^^ 2009.10.31 (12:44:45) 
 
 
최리사
 이 시대의 낭만 가객 리처드님이 살사방에 계시어
우린 조금 덜 외로울 수도 있군요.
은희의 노래, 참 좋습니다.

가을이님, 신상옥님, 반갑습니다.
행복한 가을날 되시기 바랍니다. 2009.11.01 (04:52:44) 
  
 
이서종
 리처드님
정말 옛일이 생각납니다.
리처드님도 첫사랑과 늘 함께하며 고운사랑을 엮어나가시던
그 빈자리로 인하여 허전하고 외로움을 타시는것 같습니다.
부부가

백년해로하며, 함께 태어나지는 못했지만 가는 날은
한 날, 한 시에 이루어 진다면 그보다 더 큰 축복은 없겠지요.
그래서 어떤 부자부부는 한 날 같은 시간에 죽기 위해서
계속 해외여행을 하며 비행기를 주로 이용하는데
정교한 비행기가 사고는 적어도, 한 번 사고가 났다고 하면
대형 사고이고, 그 환난의 와중에서 살기 힘들기에
그런 소망을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은

"참 배부른 소리를 하고있구나!"
생각을 하였지만 세월이 흘러서 우리 부부도 두 아들 모두 결혼하고
손자도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보니 그런 바램을 가지고
이야기한 그들이 서로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였기에
그런 상상까지 한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리처드님,
같이 있든, 홀로 되든 우리는 성령하나님과 늘 동행하며
임마누엘의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하늘의 크신 위로가 항상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_()_
그 예전에 청아하던 '은희'의 고운 노래를 들으며
지난 청춘의 세월을 회상하여 봅니다.
불같은 열정으로 사랑하였고 후회없이 사랑하였던
아름다운 추억이 있습니다마는 오히려 앞으로
남은 인생의 시간을 더욱 뜨겁게 사랑하며 살겠다는
각오를 굳게 다짐합니다.
리처드님도 항상 주님과 함께 하시므로

외로움을 느낄순간도 없기를 간절히 간구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승리하시기 바랍니다.(아멘) 2009.11.01 (13:04:59)
 
 
2279  미분류
[re] " 후루티가 오지 않는 섬 " (12)
 리처드  2009.11.07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