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24. 06:45ㆍ카테고리 없음
天上天下無如佛 천상천하무여불
一切無有如佛者 일체무유여불자
~ 海印寺 孤雲庵에서 ~
분홍 나팔꽃
photos: Sohn Jae Hwa
분홍나팔꽃 - Pink Morning Glory
아침에 핀다고 모닝글로리라 이름붙인 나팔꽃을 일과를 마치고 귀가할 때는
오후 6시가 넘었다. 후줄근해져서 헤어샾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나에게
누군가가 소리치며 인사를 한다. 아직 햇빛이 있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고개를 힘들게 들고있는 나의 천사 분홍 나팔꽃- 그 색갈도 선명한 모닝글로리
꽃잎을 오무렸다, 고개를 숙였다 하며 기다림에 지친 네 안스러운 모습을
나는 사방에서 요리보고 조리보며 눈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쓴단다.
미안해, 미안해, 사랑해서 미안해!
I'm sorry, really, all for the love of you!
*
미안하다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There's a mountiain where a lane ends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There's a lane where a mountain ends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And a mountain again where a lane ends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You are there where a mountain ends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Crying why you are with your face thrown
under your knees !?
미안하다
Sorry, really,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All for the love of you...
*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정호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There is a wound in the grass
And in the flowers also!
When I walk along the field that
I used to with you,
And there I look up the twilight
The grass leaves
Wave their wound to greet me
And the flowers do to, also
With their most fragrant perfume.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There isn't water alone
in the water,
Not air alone in the air,
And not me alone in myself.
You are in me
Always stir me in myself
You flow like water, like air
Thru the depth of my heart
And meet my dream!
Tho' you are in me
I miss you all the time.
*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내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To My Daffodils
Jung Ho Seung
Do not fall in sadness
Lonely is the Man
Life is to endure the Loneliness
Do not wait in vain for someone's phone call
Go to the snow-covered road when it snows
And when it rains go to the muddy lane in the rain
A snipe in the tideland also see you
Sometimes God also weeps in loneliness
Why do the birds in the birch sing?
Why are you sitting by the riverside?
Why do the mountain shadows come to your
village once a day?
That's all for the loneliness.
Also the bell tolls for the Loneliness.
*
'길이 끝나면'
박노해詩集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서
길이 끝나면 거기
새로운 길이 열린다
Where one road ends
A new road begins.
한쪽 문이 닫히면 거기
다른 쪽 문이 열린다
Where one door be shut
Another door be opened.
겨울이 깊으면 거기
새 봄이 걸어나온다
When winter's deep to the end
Spring walks coming out.
내가 무너지면 거기
더 큰 내가 일어선다
Where you humbly fall down
The bigger self stands aloft.
최선의 끝이 참된 시작이다
정직한 절망이 희망의 시작이다
The end of the best is the true beginning,
Honest despair is the start of Hope.
English by Richard
리처드 손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