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

2014. 7. 31. 12:36카테고리 없음

리처드 2008.10.08 08:52:04 | 조회 : 1837

 

 








A daisy fleabane NC photo by Fuchsia-USA

삶은 개망초런가! 가고 옴이 없어라
그리움은 개망초 만큼이나 웃자란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


수학여행을 떠났다.
장소는 미국

비행기를 타고 갔는지
배를 타고 갔는지

아무튼 미국에 도착해 있었다
이것 저것 볼것 다 보고

무엇을 보았는지
그러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늘은 푸르고
초원은 넓었다.

언덕과 개울과 숲을 지나
깊게 푸른 호수를 만났다.

그것은 호수가 아니라
소용돌이 치는 브랙홀

빈 배가 있었다.
우리는 그 배를 탔다.

피안으로 피안으로
그 배는 무사히 피안으로 건네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또 그 배를 탔다.

무사했든가 그 배는.
우리는 차안에 도착하였다.

함께 도착한 일행이
하나 둘 사라지고

온 길을 되짚어
리무진이 기다리는 집합장소로 가는데

왔든 길이 왜 이리 생소한가
언덕과 계곡과 시퍼런 강물이 가로막는다.

그래도 길은 있어
한정없이 두르고 둘러 걷기도하고 뛰기도 하며

사람 사는 동네에 다달았다.
그런데 왠 빈집들인가

아 저기 사람이 보인다
여럿이 보인다. 가서 길 물어야지

사람들은 말이 없고
그림자처럼 흩어진다

반갑다. 저기 오는구나
우리 학교 친구들인가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타교학생.. 세종고 패거린가

모자 삐떡, 웃통 벗고
잘도 간다 입은채로 물속에도 첨벙

우째 우째 따라가는데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느새 장님이 되었다.
갑자기 편안한 기분에 젖어

꿈에서 깨어난다
소파에 누워 잠이 들었든 거로구나.

종종 이런 꿈을 꾼다
제대를 했는데 다시 영장이 나와

이등병으로 보충대에서 부터
삼년을 또 졸병생활을 한다. 억울하다 증말..

잇빨이 빠지는 꿈도 자주 꾸었다.
아빠! 꿈에 이가 빠지면 아빠 돌아가신다든데

아빠는 괜찮다. 이렇게 건강하잖니
걱정마라 내 오래 살끼니

아버지 생전엔 그런 꿈도 꾸었다.
여든 일곱해 사셨는데

이젠 이빨 빠진 꿈을 꾸면 절대 안되지.
아버지도 안계신데 누구에게 얘기하지

가위에 눌린 꿈 야그를 하면.
아내는 이마에 땀 닦아주며 환히 웃는다.

키가 커는 꿈이라고 토닥여주며
한숨 더 푸욱 주무세요. 낼 출근해야지요

아내에게 눈이 멀었든 얘길 해야지
배가 징하게 아팠다는 얘길 해야지

사실은 차안에서 급하디 급한 변을 당했다
출근길에 배탈이 났든거다.

서면 로타리 진입로를 앞두고
차를 멈추고 시동도 꺼지 않은 채

배를 움켜쥐고 들어간 곳이 마침 산부인과
접수대에 줄지아 늘어선 간호사님들

저사람 왜저래! 남자도 아아 놓나?
카거나 말거나 찾는곳 빨리 찾아야지

쟈스트 인 타임.. 너무 좋았다
무조건 감사하며 아아 잘놓고 왔다며

간호사님께 절하고 불나게 나왔어
온몸에 땀이 물이되어 속옷 다 젖었어

꿈깨기전 비몽사몽 아내를 찾는다
그래도 얘기할 사람 있으니 다행이지.


+


꿈에 울고 일어나
들에 나와라.

들에는 소슬비
머구리는 울어라.

달 그늘 어두운데
뒷짐지고 땅 보며 머뭇거릴 때.

누가 반딧불 꾀어드는 수풀속에서
간다 잘 살어라 하며 노래 불러라.



-- 바리운 몸 <김소월>

 

 

 


 


 

 

 

 

 

 

 

 

 

Bleeding Heart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문효치 詩, 이안삼 曲
박세원, 테너
권경순, 피아노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닿기만 닿기만 해라
허공에 태어나 수많은 촉수를 뻗어 휘젖는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가서 불이 될
온몸을 태워서 찬란한 한점에 섬광이 될
어디든 가서 닿기만해라


빛깔 없어 보이지 않고 표정이 없어 만져지지 않아
서럽게 떠도는 사랑이여
무엇으로든 태어나기 위하여
선명한 모형을 빚어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닿기만 해라



다른 바다

다른 바다를 찾아가리라.
해안선에 줄 서 있던 소나무는
해풍의 소금기에 장님이 되고
바다가 아직 살아 있느냐고 묻는다.
방조제가 깔리고 네가 떠나고
나이 들어 자주 깨는 밤에는
바다가 아직 살아 있느냐고 묻는다.

다른 바다를 찾아가리라.
젊어서 수줍게 들었던 첫 뱃길은
착각처럼 어둡게 사라지고
짙은 바다 안개만 주위를 감싼다.
옷 벗은 정적은 따뜻하다.
어렵게 팔을 벌리는 소나무
바다가 살아 있다고 몸을 굽힌다.

마종기




김금환님 아름다운 시에

선율님의 따뜻한 위로에

유사라님의 힘찬 격려에

감사함을 전하면서 답례

를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김금환
$ 빈배 $


마음에 담겨진 빈배 하나
생각에 담겨진 빈배 하나

빈배로 노를 저어 갑니다
외로움이란 놈을 친구로 벗삼아 노닐며
그리움이란 놈을 삶으로 벗삼아 노닐며

빈배는 노를 저어 갑니다
외로움이란 친구를 붓으로 하고
그리움이란 친구를 종이로 하고

하~얀 화선지에
외로운 친구, 그리운 친구들~
하나둘, 마음을 담고, 생각을 담습니다-

그리고
빈배는 노를 저어 갑니다
외로움 떨구고, 그리움 떨구고~

빈배는 노를 저어갑니다
희망하나 친구로 담고서
진실하나 동무로 실고서~

저 만큼에 희미하게 보이는 외딴 마을로
마음으론 보름산을 그리며, 생각으론 보름달을 그리며

빈가슴에 화하나 내리고
빈가슴에 돌하나 내리고

마음으로 추스리고 추스리며
생각으로 추스리고 추스리며

뜨거운 화하나
무거운 돌하나 가만히 내림니다

빈배는 노를 저어 갑니다
빈배는 노를 저어 갑니다
2008.10.08 (09:44:22)

선율
소파 위, 잠깐의 노루잠 속에서,
소년이 되어 수학여행도 하시고~

또 다시 청년이 되어 군인이 되실뻔도 하신....
서면 로터리의 산부인과로 뛰어든~ㅎㅎ
손에 땀을 쥐게하는 아찔한 순간도~^^

하지만,
항상 곁에 계시듯 그리운 사모님도 만나셨으니
길몽이었습니다.

이제,
소파가 아닌, 편안한 잠자리에
꽃별이 내리는 고운 밤, 깊은 꽃잠속에서
이 가을, 풀벌레+귀뚜라미 청아하게 노래하는 밤에
꿈일지라도 좋으시오니 꿈에 그리시는 사모님과도
해후 하듯 만나시어 꿈속 대화가 꽃피워지시기를.....

리처드님~
저도 소파에서 잠깐씩 선잠이 들때면
이 곳에 모습을 올려주신 방우님들과도
짧지만 가끔 만나는 행운을 맛본답니다.
꿈속에서도 리처드님께서는 여전히 모자를 쓰신
모습이시지요~^^

그런데 제목이 너무 슬퍼요~오~ㅠ
2008.10.08 (14:53:38)

 
유사라
꿈 이었어도...
읽어 내리며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리 하여도 마지막엔 부인을 만나셔서
대화를 나누셨다니...가히 길몽입니다.

선률님 댓글에 무릅을 치며 한표 얹습니다.

" 이제,
소파가 아닌, 편안한 잠자리에
꽃별이 내리는 고운 밤, 깊은 꽃잠속에서
이 가을, 풀벌레+귀뚜라미 청아하게 노래하는 밤에
꿈일지라도 좋으시오니 꿈에 그리시는 사모님과도
해후 하듯 만나시어 꿈속 대화가 꽃피워지시기를....."

꼭 그리하시고 행복하신 일상이 되시기를
두손 모읍니다.
2008.10.08 (22:31:58)

 
리처드

수선화에게 / 정호승                                                                                                                              2008.10.13 (19:58:54)



울지마라 애. Do not Fall in Sadness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Lonely is the Man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Life is to endure Loneliness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Do not wait in vain for someone's phone call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Go to the snow-covered road when it snows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And when it rains go to the muddy lane in the rain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A snipe in the tideland also see you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Sometimes God also weeps in loneliness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Why do the birds in the birch sing ?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Why are you sitting by the riverside ?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Why do the mountain shadows come to your village once a day ?

- It's all for the loneliness.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Also the bell tolls for the Lonel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