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 / 천숙녀
2021. 11. 24. 11:56ㆍ카테고리 없음
Khatia Buniatishvili - Tchaikovsky - Piano Concerto No. 1 200 Tracks 겨울 강 / 천숙녀 흐리던 하늘에서 눈은 내리고 208번 버스 종점에도 눈은 내리고 종점에서 흩어지는 모래알들 틈새로 길게 드러누운 겨울강이 보인다 무성했던 여름 잎새들은 어디 갔을까 하구에 얼어붙은 낙선 한 척 갈대들마저 서성임을 멈추고 이승을 차마 떨치지 못한 꽃잎을 흔들고 있다 초나흘 실눈 뜬 상현 달빛 몇줄 강둑에 걸터앉아 다가올 보름을 기다리는 안타까움 발가락 비비며 강을 건너는 바람소리 아마도 지구 저 켠 여름을 좇아 가나보다 흐렸던 하늘에서 눈은 내리고 꼬리를 물고 종점에 닿는 208번 버스 그 지붕 위를 흐르는 겨울강에서 내 얼어붙은 영혼을 건진다. * 2 월 엽 서 / 천숙녀 깨어날 생명들이 뒤척이는 몸짓 좀 봐 차디찬 얼음덩이 굴착하는 산울림에 개울가 버들 강아지 터지는 눈 웃음 좀 봐 찬바람 희끗희끗 도망치는 뒷걸음질 시샘의 꽃샘바람 되받아 직립하며 햇살과 어우러진 몸살 움틔우는 부활을 봐. Pachelbel: Canon/Khatia Buniatishvili 200 Tr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