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dson
2016. 5. 9. 11:39
리처드 2006.09.06 17:42:59 | 조회 : 4209
하늘에 그린 수채화 이성재 1987
" 정지 순간 " At a Moment
나무의 신
숲의 정령은
바람이 자거나
폭풍이 멎은
어느 오후에
언덕길을 가는
나그네 의
어느 가까운 친척
어느 머 언
연인이 되어
길을 함께 걸을 때
옷깃을 열어
손길을 내 밀어
어깨를 겯고
나 즉 한 대화를
주고 받는다
닿은 손길
열린 옷자락
들리지 않는
숨 결
부끄러워 얼굴
앞만 본체 걸을 때
키가 커서
나의 아내 인가
허리가 가늘어
나의 누이 인가
그윽한 눈매
서늘한 속살
여신은
나무처럼 싱그러이
꽃처럼 향그러이
팔을 벌려
내 어깨에
나는 여신의
허리를
바람이 분다
서서히 물결처럼
가만있지 못하는
영혼은
심한 떨림에
숨이 멎는다
나무의 신
숲의 정령은
바람이 자거나
폭풍이 멎은
어느 오후에
언덕길을 가는
나그네 의
어느 가까운 친척
어느 머 언
연인이 되어
함께 길을 걷는다.
Richard Chong Sohn
Monet Woman with a Paras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