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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화가 김점선

chardson 2017. 6. 7. 10:13

 





With Love and Care




우리집





오후





천사가 의자위에 둥둥





Home in my mind





동산





Duck in willow
 

 



두레박을 올려라 (최인호의 소설``)

  




영가 (최인호의 소설 ``)





붓꽃  


 

화병 속 붓꽃(캔버스)

 

 

  

 
여덟마리 오리





맨드라미와 노랑나비





빨간지붕과 오리 두마리





Summer has come.   

 

 



모성 화려한 신부





컵속의 백합





생일(화병속 장미)





컵속의 노란 붓꽃





September again





모란 불멸





맨드라미





1999 september





아무리 해가 떠도 말은 꿈쩍도 않는다





아이리스 Iris





morning glory





For my father





산새 두마리




단풍



  

Yuhki Kuramoto album 1 (Reminiscence)

1. A Mirage on The Water
2. Bell Song
3. Green Hills
4. Lake Louise
5. Last Summer
6. Mediation
7. on The Shore
8. Paris In Winter
9. Prologue II
10. Ripples
11. Romance
12. Sighing Wind
13. Sonnet Of The Woods


~~~~~~~~~~~



그림은 내 영혼을 만나기 위한 순례 

/ 김점선


나는 말 위에서 죽었다.
내가 숨을 거두는 순간에도
죽어가는 나를 태운 채 말은 달리고 있었다.
그때 말과 나는 구별이 되지 않았다.
말이 내 자신인지 내가 말인지……

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났다.
화가가 되었다.
말을 그린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 자신의 의지로 살아야 하는 때가 되었을 때,
나는 죽음 밖에는 떠오르는 말이 없는,
낙오자가 되어 있었다.
머릿속에는 잡념과 잡지식 만이
썩은 지푸라기처럼 쑤셔 박혀 있는
아웃사이더가 되어 있었다.

학교 다니는 일 외에는,
아무 준비가 안된 미숙아인 채로 졸업을 당했다.
나는 그런 자신을 숨기기 위해서
공부를 더 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외쳐댔다.
그리고 대학원에 입학했다.
아버지가 한숨을 쉬면서 등록금을 줬다.
그렇게 큰소리 치고 들어간 대학원에서
한 학기만에 제적당했다.
맘에 안 드는 과목을 수강 거부했기 때문이다.
대학원에서 나를 가르치던 미국인 선생님이
나의 제적을 안타까와하면서
동료와 일할 기회를 주었다.
통역 일을 했다. 행복하지 않았다.
돈을 많이 받았지만 모으지 않았다.
다시 죽음과 마주섰다.
나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 때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림!
그림을 시작했다.
하루종일 그렸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림 그리는 일뿐인 것처럼 그렇게 살았다.

행복했다.
제대로 된 길을 찾은 기쁨을 느꼈다.
다시 회화 전공으로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때 내 나이는 27살이고 지금부터 31년 전 일이다.
아버지는 나를 금치산자 취급을 했다.

누가 봐도 그렇게 생각할 만큼,
나는 헝클어진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럴 때 엄마가 나섰다.
무조건 나를 지원했다.
열심히 그림 그리고 학교 다니는데
그것만으로는 예술가가 안 된다고 했다.
결혼을 해서 인생의 쓴맛을 이겨내고 나서야
진정한 예술가가 된다고 했다.
맞는 소리 같아서 결혼했다.
집 나온 청년과 이름도 나이도 묻지 않은 채 결혼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나의 행동에 경악했다.
아이도 생겼다.
매우 가난했다.

우리가 굶는다고 해도 불쌍히 여기지 않았다.
내가 일부러 굶는 줄 알았다. 재미나 멋으로.
그럴 때 사는 길은 극도로 아끼는 것이다.
어쩌다 5만원 주고 그림 한 점을 팔면
정부미만 사고 반찬 사는 데는 돈을 한푼도 안 썼다.

동네에서 얻은 된장에
산에서 캐온 풀을 넣고 끓여서 먹었다.
그림 그릴 캔버스도 돈을 아끼려고
광목을 사다가 합판에 붙여서 그렸다.
그런 그림을 모아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림이 꽤 팔렸다.
일년 먹을 쌀을 사고
물감과 광목을 살만할 돈이 생겼다.

작업실이 따로 있을 리가 없다.
지붕에서 물이 새는 좁은 셋방에서 살았다.
그 시절에 그린 그림은 제일 큰 게 30호를 넘지 않는다.
100호 짜리 캔버스에 그림 그리는 게 꿈이었다.
비만 오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고인 물을 버리느라고 밤을 새야 했다,
그럴 때 멍히 물을 바라보느니
그림 그리면서 밤을 샜다.

내가 살던 마을의 산과 들에 대해서 환하다.
어디에 무슨 나물이 있는지
언제 어떤 먹을 만한 풀이 나는지를.
그 마을에서 산을 식량창고로 생각하는 사람은 나 뿐이었다
그림 그리다가도 하루에 한시간 쯤 은
산을 헤메면서 반찬감을 구해야 했다.
그렇게 살면서도 해마다 거르지 않고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꼭 일년을 버틸 만큼씩의 돈을 벌었다.
내 행동은 변함이 없는데 차츰 그림이 더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100호 캔버스를 100개나 살 수 있게 되었다.
나는 해마다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는 내가 먹고살 돈을 버는 길이면서
또한 그림을 보여주는 기회이다.
그림은 경건한 예배다.
자신의 영혼을 만나기 위한 순례다.
내 영혼은 하늘이 내게 내린 숙제다.
평생 풀어나가야 할 대상이다.
내 영혼 속에는 가깝게는
나와 나의 부모의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멀리는 구석기시대의 내 조상의 경험까지도
흔적으로 남아있다.
나는 내 영혼의 시각화에 몰두한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 그린다.





    나팔꽃 / 김점선


생나무 울타리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
나팔꽃이 피어 있는 남쪽 철책 담 앞에 한참 서서  
꽃송이 수를 센다 . 한 송이 , 두 송이 , 세 송이 ...
마흔 여덟 송이 .
세상에 ! 연한 하늘색 꽃들이  
맑은 하늘색 하늘 속에서 빛나고 있다 .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그들을 바라보고  
한참 동안 서 있는다 .
교회 옆 전봇대 쇠줄을 타고 오르는 나팔꽃들은  
무려 10미터도  넘게 하늘 높이 피어 있다 .
그렇게 높은 데까지 넝쿨이 올라가고 ,
그렇게 높이 꽃이 매달려 있으면서도  
무서워하는 기색이 없다 .
나팔꽃은 하늘이 집인가 보다 .






   풀숲 눕기
/ 김점선


나는 풀숲에 누워 있다 .
하늘을 보고 누웠다 .
모든 것을 비운 듯이 가볍게 누워 있다 .
이따금 눈 속에는 하늘이 보인다 .
땅의 물기가 풀잎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
나도 잎맥을 따라 조금씩 하늘 속으로 들려 오려진다 .
나는 꼭 떠오를 것이다 .
몸 바로 위는 하늘이고 몸 바로 밑은 땅이다 .
나는 살아 있다 .
나는 편안히 누워 휴식할 뿐이다 .



 
오리 / 김점선 오리는 내가 무지하게 좋아하는 동물이다 . 어릴 때 이가 아파서 치과엘 다녔다 . 약솜을 꽉 눌러 아물고 터덜터덜 걸으면서 오리를 부러워했다 . 오리가 되면 좋겠다 . 오리는 이빨도 없고 아무거나 먹고 , 헤엄도 치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 매일 물 속에서 노니까 목욕탕에 안 다녀도 되고 , 급하면 날기도 하고 , 좀 커서는 오리가 좀 둔하고 튼튼해서 좋았다 . 다른 새들은 연약하고 가볍고 만지면 죽을 것같이 위태롭게 보이는데. 오리는 궁둥이를 퍽퍽 때리고 내려놔도, 금방 씩씩하게 달려가는 게 좋았다 . 암투병 중에도 머리에 수건을 두른 채 씩씩하게 인사동 갤러리를 드나들고 있다. 병석에서 낸 이 시화집엔 병마의 그림자는 조금도 없고, 오히려 살아 있다는 ‘기쁨’이 넘친다. 전화 통화로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서도 예전과 달라진 것을 별로 느낄 수 없다. 여전히 유쾌하고 즐겁다. “아파도 계속 그림 그리고 글 썼어요. 항암제 때문에 머리는 타조새끼처럼 됐는데, 머리카락만 빼면 나머지는 옛날보다 나아요. 예전에는 오히려 바쁘면 끼니도 거르고 했는데, 요즘은 하루 세 끼 꼭꼭 잘 챙겨먹으니까 살이 더 쪘어요. 항암 치료 받으면 메스꺼워 잘 못 먹고 토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나는 그런 증세가 없어요. 의사가 그러는데 1만 명 중 한 명꼴로 나 같은 환자도 있다고 해요. 내 성격상 병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그런가 봐요.” 글귀 마다 세상에 대한 놀라움과 환희가 가득하다. ‘…나는 오로지 여름을 기다리면서 산다…바다는 뒤집어 지고, 거리의 먼지가 모두 하수구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헌 집에서는 비가 줄줄 새고, 해진 운동화 속에도 물이 쿨럭쿨럭거리고, 우와 무지 재밌다’(여름하늘), ‘한 무리의 패랭이꽃을 보고는 가슴이 뛰었다… 입꼬리가 확 벌어지면서 올라가고, 세상은 금방 환희로 찬다. 느슨하던 몸이 갑자기 팽팽한 기쁨으로 차오르고’ (패랭이꽃)
하늘 걷기 / 김점선 나는 하늘에 있어도 날지 않는다 . 나는 하늘 에서도 걷는다 . 나는 새가 아니다 . 사람일 뿐이다 . 나는 치마를 펄럭이면서 하늘에서 걷는다 . 맨발로 발가락을 쫙쫙 벌린 채 하늘 에서도 걷는다 . 발가락 사이로 바람이 쏵쏵 지나간다 . 머리카락이 뒤로 훨훨 휘날린다 . 벌린 잎 속으로 바람이 슥슥 들어간다 . 나는 하늘에서 걷는다 . 구름 사이를 힘차게 걷는다 . 환희(실크스크린)